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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4. 종단보다는 횡단 고속도로, 서울 빨대론, - 전주가는 여정기



종단보다는 횡단 고속도로,  서울 빨대론,

 
" 당시 야당이 내세운 논리 중에 하나는 “남북보다는 동서 간 고속도로 신설이 더 필요하다” 이거였다. 1968년 2월 22일, 당시 김대중 신민당 의원은 “과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대륙에 진출하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을 잇는 철도와 도로를 만드는데 역점을 뒀다. 그런데 우리마저 남북 종단을 위한 찻길을 만들 이유가 있는가. 따라서 지금 경부선 철로가 있어서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진 서울 부산 라인 대신 동서간 도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했다.

 
“빨대 효과로 농촌 공동화를 부를 수 있다” 한편 지방을 모두 빨아들이는 서울 집중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반대 논리 가운데 하나였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지방 가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거꾸로 지방에서 서울오기도 좋아졌다. 정치, 행정, 대기업, 교육, 의료, 금융 이런 대부분의 중추관리기능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새로 난 길이 ‘빨대효과(straw effect)’에 의해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이동을 오히려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했다.


 세계은행도 철도·도로 시설이 거의 없는 강원도를 연결하는 동·서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만약 야당 등 반대파 요구대로 남북 종단 경부고속도로를 뒤로 미뤘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러니까 서울 강릉, 또 광주 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을 경부고속도로보다 앞서 추진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수도권에서 강원도의 발전이 뒤쳐지지 않고, 영남과 호남의 공업지대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지역 격차가 불거지지 않는 균형 발전이 차근차근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 부산이나 영남권이 역차별당해서 경제 발전이 지척되지 않았을까 하는 시각도 있다. 관련해서 교양역사서 <타르타르스테이크와 동동구리무>를 펴낸 정창수 박사는 “부산은 부산대로 지리상 발전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해상교통이 발달하고 해안지역의 전반적 개발이 있었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역으로 경부고속도로가 있음으로 해서 경상도권이 빈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빨대 효과’ 이야기를 했지만, 지방으로 난 길이 지방의 인재와 자원을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  " 이상 4장 윗부분 전체 시사평론가 김용민의 블로그 <경부고속도로 반대주장 일축해도 되는 것이었나>

 
 위의 빨대 효과는 사례는 최근 전북에 개통된 순창 담양 4차선 고속도로, 고창 장성간 고속도로, 대전 통영 고속도로, 익산 장수 고속도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각 지역의 유입효과보다는 유출효과가 더 커 지역경제의 공동화를 부르는 주범이 되었다. 고창 순창은 광주로, 진안 장수는 전주로, 무주는 대전으로 나간다. 전주 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남원, 임실의 유출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고속도로를 유입의 도로로 만드는 것은 순전히 해당지역 단체장과 주민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경부고속도로 지난 40년의 개발역사를 되새김질 하는 동안 버스는 천안논산민자고속도로의 정안 휴게소에 당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