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색채 희색빛의 그 담담한 콘크리트 색조의 탈출
개발과 토건의 악취나는 배설물덩어리 분당을 벗어난건 8월5일 2시40분이었다. 이미 배부른 자들은 빠져나간 욕망의 터를 '하우스푸어'들이 개구리 울듯 채운 분당 판교를 지난다. 등뒤로 멀어지는 욕망의 콘크리트 덩어리에 총질을 해대고 싶은 살의가 문득 인다. 담담한 회색빛 콘크리트 색조, 그 껍질을 까대면 노동과 땀, 욕망의 싯뻘건 먹이사슬, 거짓과 불의의 홀로코스트가 피의 색깔로 또아렸을 것이다.
서울역은 해설핀 신작로가에 울어매 날 기다리며 몇번이고 몇번이고 울게 만들던 서울드림,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였다. 그 상징의 메타포는 비내리는 호남선 열차의 또 다른 눈물덩어리였다. 세월을 거슬러 나약한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서울역은 피안의 탈출구였을까 ? 이상의 날개는 왜 하필 서울역 대합실에서 돋기를 희망했을까 ? 그가 금홍이와 식민지와 조선과 건축에서 솟지 않는 날개를 자학하며 가고자 했던, 경성역에서 갈구하던 시대의 이정표는 어디였을까 ? '니코틴이 희게 앓는 뱃속으로 스며들면 정신은 오히려 은화처럼 맑아'진다던 이상의 패러독스를 씹으며 버스는 강남을 등뒤로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서 내 젊음의 도시 전주로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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